2007 HANAVI 3월호

 

"최강의 수퍼루키 이준기"
신 4대천왕의 매력에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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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한국 연예계가 발견한 최고의 보석은, 누가 뭐라해도 영화 <왕의 남자>에서 공길 역을 연기한 이준기일 것이다. 조인성이나 강동원을 잇는, 젊은 스타가 없다는 탄식 가운데 이준기의 발견은 한국 영화계에 있어 커다란 의의를 갖는다. 크로스섹슈얼이라는 새로운 아이콘을 탄생시킨 이준기의 파워, 그 기세는 아직 멈출 줄 모른다.

 

1300만 관객을 동원하고, 한국 영화 역대 관객수 2위를 기록한 <왕의 남자>는 2006년 가장 화제가 됐던 영화다. 이 영화가 평가받은 가장 큰 이유는, 저예산으로 이렇다할 톱스타 없이 관객동원에 성공한 점이다. 이 예상외의 히트는 새로운 슈퍼스타의 탄생 또한 가져왔다. 광대 장생과 왕 연산군이 모두 사랑에 빠진 남자 공길을 연기한 이준기라는 배우다. 여성보다 아름다운 동작, 말쑥한 콧날, 슬픔에 잠긴 눈은 장생과 연산만이 아니라 관객의 마음도 앗아가 버렸다.

<왕의 남자>의 인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드라마 <마이걸>에 출연하게 된 이준기는 밉지않은 플레이보이 서정우를 연기해서 주인공보다 더 큰 스포라이트를 받으며 일대 전기를 맞이했다. 그의 주위에는 아이돌 스타 마냥 언제나 소녀팬들이 가득 하다. 이런 이준기의 인기는, 04년 조인성이 유행시킨 메트로섹슈얼이나 05년 김주혁의 위버섹슈얼을 이어, 크로스섹슈얼이라는 새로운 상징을 확립시켰다.

 

“크로스섹슈얼 이외에 숨겨진 매력”

 

Q. 2006년은 이준기의 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큰 활약을 했죠. 신인상과 인기상을 많이 받았는데 그중에서 가장 기뻤던 상은 무엇이었나요?

A. 상은 어떤 것도 다 기쁘죠. (웃음) 그중에서 하나 고르라면 역시 대종상 때 받은 신인상이네요. 제 개인의 수상도 기뻤지만 대종상에서는 <왕의 남자>가 여러 상을 받아서 더 기뻤습니다.

 

Q. 청룡영화제에서는 감우성 씨와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했는데 이 상도 특별했나요?

A. 물론 의미가 있는 상이죠. (웃음) 뭐라 해도 영화팬들이 직접 뽑아주신 상이고 존경하는 선배님과 함께 수상했으니까요. 그만큼 영화 안에서 두 사람의 호흡이 잘 맞았다는 뜻이라고 생각하니까 기쁩니다. 남자들끼리 커플이라니 재밌네요. (웃음)

 

Q. 2006년에 이준기 씨는 크로스섹슈얼이라는 유행을 탄생시켜, 남성들에게 영향을 끼쳤는데요.

A. 크로스섹슈얼이라는 말이 있는지도 몰랐고, 유행을 일으켰다는 생각도 들지는 않지만요. 제 자신은 그냥 보통으로 하는데, 그게 화제를 일으키고 퍼져서 대단히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우 기뻤어요.

 

Q. 한편으로 여성 같은 남자라는 이미지가 강해져서 마이너스의 측면도 있지 않나요?

A. 크로스섹슈얼이라는 이미지가 고정될 거라는 불안은 없습니다. 지금 제가 이렇게 된 것도 그 이미지 덕분이니까요. 다만 배우로서 특정한 이미지 밖에 보여줄 수 없다면 마이너스가 되므로 조금 쉬면서 차분하게 역할 준비기간을 가지고 싶습니다. 지금 있는 이미지를 조금씩 바꿔나가는 것이 배우로서 저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모습을 준비해서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웃음)

 

Q. <왕의 남자> 이후, 드라마 <마이걸>, 영화 <플라이 대디>, <화려한 휴가>, <첫눈>에 이르기까지 일년 여 동안 쉬지 않고 활동했는데, 이것도 이미지 체인지를 목적으로 한 것인가요?

A. 50%는 그렇습니다. 기존의 이미지로부터 멀어지기 위해서가 절반, 제 자신이 주변의 분위기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서가 절반입니다. 저는 아직 신인이라, 배우로서 배워야 할 것이 대단히 많습니다. 한편의 영화로 스포라이트를 받았다고 해서 그것에 취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작품을 통해 배우고 싶고, 여하튼 연기를 중심으로 한 활동을 하고 싶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 활동을 하지 않으면 주변의 분위기에 휩쓸리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있었어요. 배우로서는 아직 스타트라인에 서 있을 뿐이기 때문에 연기력을 키우면서 여러 작품에 출연하고 싶습니다.

 

Q. 이미지체인지라는 면에서 본다면 지금까지는 <플라이 대디>가 가장 큰 변화일까요? 일본판을 리메이크한 작품인데, 일본판에서 주연을 맡았던 오카다 준이치 씨의 연기와의 차이라면?

A. <플라이 대디>에서 제가 연기한 캐릭터는 뭐랄까, 환타지스러운 면이 있었는데, 오카다 준이치 씨가 연기한 캐릭터는 좀더 리얼리스틱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강한 모습 속에 가끔씩 약한 모습이 엿보이니까요. 영화 전체로서도 한국편보다 일본편이 더 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Q.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일년만의 드라마 출연인데 어떤 내용이고, 출연하게된 계기는?

A. 한 남자가 범죄집단을 상대로 복수극을 펼치는 드라마입니다. 이 작품을 고른 이유는 언젠가 출연해보고 싶은 장르였기 때문입니다. 시나리오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거운 가운데 흥미를 끄는 시나리오 전개로 지금껏 보여드린 적 없는 장르라고 생각해요. 저도 기대가 큽니다.

 

Q. 작품 때문에 몸을 가꾸시는 것 같은데요.

A. 무리해서 하는 건 아니고, 캐릭터에 맞게 조금 다이어트를 해서 근육질의 몸으로 만들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날렵한 이미지가 나고 싶어서요.

 

Q. 이준기 씨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긴 머리를 자른다는 말도 들었는데요.

A. 이전에도 짧게 하고 다닌 적이 있었는데, 최근 작품들에서 좀 긴 머리를 해서 여러분들이 생각이 안 나시나 봅니다. 걱정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 (웃음) 하지만 배우는 변화가 필요하므로, 배역에 맞게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기대해 주시길 바래요. (웃음)

 

Q. 휴대폰 광고에서 보여준 랩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앨범 내실 생각은 없나요?

A. 팬미팅 프로모션 때 디지털 싱글을 낸 적은 있는데, 정식 앨범은 아니었습니다. 이후에도 앨범낼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사람들 앞에 서는 게 서툴러서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건 가능할 것 같지 않네요. (웃음) 그래서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팬미팅 같은데서는 노래나 춤을 보여드릴 수 있지만 그외에는 배우로서 연기에만 전념하고 싶습니다.

 

Q. 브레이크댄스도 프로급이던데 이전에 춤연습을 한 적이 있나요?

A. 학생 시절 연기연습을 하던 때에 언젠가 뮤지컬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것저것 손 댄 적이 있어요. 그때 배웠던 것들을 이렇게 쓰게 되니 기쁘네요. 그때 배우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웃음)

 

Q. 2006년에는 뭘해도 화제가 됐는데요. 특히 출연했던 음료수 광고는 출시 35일만에 매출액이 100억원을 돌파해서 역대 최단기간 기록을 달성했고, 패러디도 됐는데요.

A. 신기합니다. 광고촬영을 할때는 이렇게까지 화제가 되리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저도 그렇지만 주변 스텝들도 많이 놀란 것 같았어요. 사람들이 흉내내는 것은 정말 부끄럽습니다. (웃음) 자신의 (성대)모사를 본다면 누구라도 그럴껄요? (웃음)

 

Q. 이준기 씨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도 많이 있는데 이것만큼은 다르다 라고 부정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A. 특별히는 없는데요. 지금 제 모습이 여러분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유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을 무리하게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단지 배우 이준기에게는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않은, 다양한 이미지가 숨어 있으므로 기대해 달라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Q. 여성 뿐만이 아니라 남성팬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기억나는 남성팬이 있나요?

A. 제 스스로 말하는 건 좀 부끄러운데요, 저를 여자로 좋아한다는 남성팬들로부터의 팬레터를 잔뜩 받았습니다. 제가 이상형에 가깝다고 하시더라구요. 읽는 동안 즐거웠습니다. (웃음)

 

“배우로서 나는 아직 스타트라인”

 

<왕의 남자>와 함께 현재의 이준기를 확립시킨 작품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드라마 <마이걸>. 당시 라이벌로 여겨졌던 <궁>의 도전장을 받고도 시청률 1위를 지킨 작품이다. 사기꾼 주유린이 차가운 남자 설공찬의 가짜 여동생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되는 러브 코메디다. 이준기가 연기하는 역할은 자유분방한 플레이보이지만 주유린을 만나고 진실한 사랑에 빠지는 서정우다. <왕의 남자>의 공길과는 또 달랐다. 남자답고 로맨틱한 남자로 이미지 변신한 이준기는 방송을 반복해서 시청할 정도로 많은 여성팬들에게 사랑받으며 시청률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Q. <마이걸>에서도 인기가 대단했는데요. 서양여인과의 딥키스가 등장한 최초의 씬은 충격적이었어요.

A. 사실은 그게 제 배우로서 첫키스씬이었어요. (웃음) 그래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NG도 많이 내고 말았어요. 티비로 보기에 좋은 키스와 실제의 키스는 달라서 어떻게 해야 리얼하게 보일까 하는게 힘들었어요. 방송후 리얼하고 열렬한 키스였다는 말을 들었는데, 다 카메라 감독님 덕분입니다. (웃음)

 

Q. 드라마에서는 발이 굉장히 빨라보이던데 실제로 100m 기록은 어때요?

A. 실제로도 빠릅니다. 10초 전후…(옆에 있던 매니저가 “거짓말은..그럼 한국대표다.” 라고 끼어들었다) 자, 정정합니다. (웃음) 13초 정도? 여하튼 학교에서 시합하면 언제나 3위안에 들었어요.

 

Q. 서정우는 싸움도 잘 하던데요. 좀 이상한 질문이지만 실제로도 싸움을 잘 하시나요?

A. 실제로는 어떤가 잘 모르겠는데 계속 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에서의 액션신은 좋아합니다. 학교다닐 때 싸움은 거의 하지 않았어요. (웃음) 저는 성실한 학생이었기 때문에. (웃음)

 

Q. 플레이보이로 나왔는데 실제로 바람기는 어떤가요?

A. 바람기는 절대로 없습니다. 양다리를 걸치지도 않습니다. 여자친구가 있으면 그 사람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바람기가 있거나 양다리를 걸치려면 머리가 좋아야 가능할텐데 저는 그렇게 머리가 좋지 않아요. (웃음)

 

Q. 서정우는 여자에게 적극적인 성격인데, 실제로 이준기 씨는 여자에게 어떻게 대시하나요?

A. 그때마다 다르지만 서정우처럼 적극적이지는 않아요. 조금씩 친해지는 분위기를 만든다거나, 그녀가 먼저 고백하게 만듭니다. (웃음)

Q. 그건 대단히 고단수의 방법이군요. 그 작전이 성공했나요?

A. 네, 실제로 제 생각이 통한 적이 있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웃음)

 

Q. 드라마에서 서정우는 ‘여자는 자꾸 감추는 것이, 남자는 기분대로 대하는 것이 매력’이란 말을 했는데 이준기 씨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A. 그렇죠. 어느 정도는 그렇지 않나 해요. 너무 오픈하면 매력이 반감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나치게 자유로운 사람은 제 타입은 아닙니다.

 

Q. 이상형은 청순한 여자라고 하셨으니, 주유린 같은 타입과는 다른 것 같은데, 어떠세요?

A. 제 이상형과는 다르지만 좋다고 생각해요. 애교가 있고 귀여워요. (웃음) 이상형이란 건 단지 머리 속에서 그린 것이라 실제로 보는 사람과 딱 맞는 경우는 별로 없지 않나요?

 

Q. 드라마에서 언제나 하고 나왔던 십자가 귀걸이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는데요. 할머님의 유품이라고 들었는데 최근에는 안 하는 것 같네요.

A. 드라마에서는 저의 심볼 같은 것이었는데, 배우란 게 언제나 같은 것을 하기가 그래서 최근에는 바꾸고 있습니다.

 

Q. <마이걸> 최고의 씬은?

A. 마지막으로 주유린에게 행복하라고 말한 후 떠나는 씬. 비극의 주인공처럼 보이지 않았나요? (웃음) 사랑하는 여자를 깨끗하게 포기할 줄 아는 것도 남자답고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Q. 이다해, 이동욱씨와 연기하는 것은 어땠나요?

A. <마이걸>에서는 동년배들과 연기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서로 장난도 치고 농담도 하면서 촬영하니까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갔어요.

 

Q. 상대역인 이다해 씨는 어떤 여배우인가요?

A. 잘 하려는 마음이 있어서 연기도 잘 하는 배우입니다. 주유린같이 밝고 활발해서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어요.

 

“미야자키 아오이와 함께 하는 연기도 즐거웠던 신작 <첫눈>”

 

이준기만큼 일본과 인연이 있는 한류스타도 없는 것 같다. 학생 때부터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었던 이준기. 그의 일본어 실력은 일본진출을 위해 급하게 배운 것이 아니라 학생 때부터 스스로 익히 것이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그의 출연작들 중에는 한일합작도 눈에 띈다. 쿠사나기 츠요시와 함께 한 <호텔 비너스>를 시작으로, 2004년 후지 TV와 엠비씨 합작 드라마 <별의 소리>, 일본판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리메이크한 영화 <플라이 대디> 등. 또 신작에서는 미야자키 아오이와 함께 한 <첫눈>에 출연, 일본과의 인연을 깊게 해 가고 있다. 오는 4월에 공개예정된 <첫눈>에서는 일본에 유학 온 한국인 학생 역을 맡아 일본 소녀와 국경을 초월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연기한다. 이준기의 첫 청춘멜로라 한일 양국의 기대가 높다.

 

Q. 한일합작 영화 <첫눈>에 출연하셨는데요. <호텔 비너스> 이후 두번째 합작영화인데 비교한다면 어떻게 다른가요?

A. 역시 처음보다는 마음 편하게 할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나 스텝들과 이야기해 나가면서 촬영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도 괜찮았고요. <호텔 비너스> 때는 갓 데뷔한 신인이라 하라는대로 연기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Q. 함께 연기한 미야자키 아오이 씨의 작품을 본 적이 있나요?

A. 캐스팅됐을 때까지 몰랐는데 감독님이 참고자료로 출연작들을 보라고 주셨어요. 그래서 처음으로 그녀의 작품들을 봤습니다. 그중에서 <NANA>가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캐릭터 자체는 제가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그녀의 연기가 훌륭해서 기억에 남습니다. 그밖의 작품에서는 나이가 어린데도 어른스러운 연기가 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그녀와 개인적으로도 대화를 나눴나요?

A. 물론이죠. 거의 합숙하다시피 하면서 촬영을 해나갔기 때문에 많이 얘기했어요. 저는 될수있으면 일본어로 얘기하려고 했는데 그녀도 한국어로 얘기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서로 가르쳐 주었어요. 하루에 12시간씩 촬영했는데 그중에서 10시간은 그녀와 얘기했어요. 특별한 내용은 없었지만 작품을 위해서 아오이 씨와 친해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별거 아닌것도 재미있고 우습게 얘기하려고 노력했어요.

 

Q. 일본 여성과의 연애도 생각해 봤나요?

A. 가능성은 있죠. 사랑에 국경은 관계없다고 생각해요. 일본여성은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가지고 있지만 얌전하고 상냥한 면도 있어서 멋진 것 같습니다.

 

Q. 일본 드라마나 영화를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최근에 본 것 중에 기억나는 작품은?

A. 최근에는 이전에 봤던 것들을 많이 다시 보고 있는데, <하늘에서 내리는 1억개의 별>이나 <프라이드>가 인상적이었어요.

 

Q. <데스노트>는 어떤가요? 저번에 어떤 설문조사에서 L역에 가장 어울리는 배우로 뽑히셨던데요.

A. 저도 그 설문조사를 봤어요. (웃음) 흥미로운 영화라서, 영광입니다.

 

Q. 친하게 지내는 일본 연예인이 있나요?

A. 쿠사나기 츠요시 씨와 나카타니 미키 씨 정도입니다. 나카타니 미키 씨와는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도 만났고, 동경 국제 영화제에서도 만났어요. 누나-동생 같은 사이예요.

 

Q. 전에 쿠사나기 츠요시 씨가 히로스에 료코 씨를 소개시켜주겠다고 하셨던데 그 만남은 실현되었나요?

A. 아뇨. 지금까지도 너무 바빠서 초난강 씨도 못 만났는걸요.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만나고 싶습니다. (웃음)

 

Q. 이후 연기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A. 해보고 싶은 역할이 너무 많아서 이 질문에 정말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아직 자신에게 맞는 역할이 어떤 역할인지 잘 모르니까 가능하면 많은 역할에 도전해서 그것을 찾고 싶습니다.

 

Q. 2007년의 소원은?

A. 배우로서 크게 성장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2006년의 반만이라도 칭찬받을 수 있다면 기쁠 겁니다. 그밖에는 저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준기의 취재장소였던 강남의 HANAVI 스튜디오, 그가 도착할 시간이 가까워지자 바깥이 소란스러워지고 소녀들의 함성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지?’ 하고 나가보니 도착한 이준기가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그의 뒤를 팬들이 따라오고 있었고, 이준기의 차 뒤에는 팬들이 타고 온 차들이 몇 대고 이어져 있었다. 십대의 아이돌 스타라면 자주 보는 광경이지만 배우에게는 희귀한 광경이었다. 어리둥절해 있는 기자를 곁눈질하며, 이준기는 팬들에게 미소와 함께 인사하는 여유를 보여주고, 스튜디오로 들어섰다.

 

 약 10분동안 촬영용 의상을 갈아입고 먼저 사진촬영부터 스타트. 바쁜 스케줄 때문에 얼굴에는 다소 피곤한 기색이 보였지만 촬영이 시작되자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고, 원래 모델처럼 카메라맨이 내는 경쾌한 셔터소리에 맞춰서 여러가지 포즈와 표정을 보여주었다. 어떤 때는 섹시하게, 어떤 때는 큐트하게, 거기에 터프한 표정까지… 촬영중 한 스텝이 <데스노트>의 L과 닮았다고 하자 이준기는 장난기어린 모습을 보여주었다. 갑자기 의자 위에 올라가 쪼그리고 앉아서 엄지손가락을 입가에 갖다대는 L의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의 재치에 현장의 분위기는 일시에 화가애애해졌다.

또 스튜디오에 흐르는 음악에 맞춰서 가볍게 스텝을 밟으며 노래를 흥얼거린다든가 스텝들과 농담을 주고받는다든가 하면서 자연스럽게 현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오늘 촬영에서 이전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모습의 이준기를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인터뷰에서 이미지가 굳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없느냐고 물었을 때, 나는 속으로 당연히 불안감이 있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의외로 그의 대답은 ‘앞으로 보여드릴 모습이 아주 많기 때문에 불안하지 않다’ 였다. 그런 그의 자신감이 이해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약 두 시간의 취재가 끝난 후 이준기는 스튜디오를 뒤로 했는데, 그의 차 뒤로는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팬들이 있었다. 취재하는 동안 밖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인기는 한순간에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기스타 이준기가 아니라 배우 이준기는 언제까지라도 우리들 곁에 있어줄 거라는 기대를 품고, 그가 탄 차를 전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