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AVE M 12월호 (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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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기롭게 이준기

그는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마다 완벽하게 그 인물이 되고. 착석하는 자리의 온도를 정확하게 간파하여 분위기를 맞춰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준기는 균형을 잃지 않는다. 확실하고 준기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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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노도의 시기
#무술 유단자
#아버지와 나

Q.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액션에 능숙한가 보다.
3단 유단자기는 하지만 시작은 내 또래 여느 아이들과 비슷했다.
그 당시 트렌드였는지. 많은 부모님이 내 자식이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바람으로 아이를 태권도 학원에 보냈다.
도장엔 그렇게 오게 된 친구들이 많았다. 커서 태권도장 관장이 될 줄 알았는데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그 꿈은 조용히 멀어졌다.(웃옴)

Q. 택견 실력도 만만찮다더라.
모두의 사춘기가 그러했듯이. 십대 시절 나 또한 잠시 비뜰어지려던 적이 있었다. 지켜보던 아버지가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으셨던지 직접 내 손을 잡고 택견 도장으로 갔다. 다음 날부터 나와 아버지는 함께 도장에 나갔다. 당시 흔들렸던 나를 바로잡고 중심을 세울 수 있도록 곁에서 많이 도와주셨다.
아버지의 정과 사랑을 느끼면서 나 나름대로 성숙해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지 않나 생각한다. 지금도 아버지와 같이 운동했던 그 1년 남짓했던 시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Q. 대개의 경우. 아들들은 아버지를 어려워한다던데 부자 사이가 각별해 보인다. 
요즘도 아버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밖에서는 온갖 밝고 강한 척은 혼자 다 하는 나지만 속으로는 곪고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런 것들을 주로 아버지에겐 털어놓는 것 같다. 대부분 투정인데 나를 가장 잘 받아주시니까. 털어놓고 나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친다.

Q.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상대가 아버지라는 것이 보기 좋다. 
아버지랑 술 독대도 자주 하는 편이다. 가족 모임을 하면 보통 어머니와 여동생이 먼저 들어가 자고 아버지와 내가 붙어 끝까지 간다. 그때쯤이면 나 혼자 신나서 미주알 고주알 별별 이야기를 다 꺼내고 있는데 아버지는 꾸벅꾸벅 졸면서도 이런 나와 계속 놀아주시려 하고... 이 패턴은 늘 비슷하다. 안 그러려고 해도 술을 마시다 보면 말이 많아져서.(웃음)

 

 

#내 안의 뮤직 개러지 
#Thank you 
#기타 도전기 

Q. 배우로서의 이준기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알고 보면 항상 음악을 놓지 않았다. 
배우는 작품 활동 아니고선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많지 않다. 나는 그들과 일방적인 사랑이 아닌 서로가 함께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오랫동안 해왔다. 우리는 음악을 선택했다. 현장에서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의 감정과 에너지를 주고받는 자리를 매년 만들고 있다. 나는 노래를 직접 선곡하고 부르며 춤을 춘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인사 자리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내게 있어서 없어선 안될 특별한 자리가 되어버렸다. 늘 생각한 범위 그 이상의 힘을 받는다. 

Q. 다룰 수 있는 악기도 있는지? 
기타를 1년 정도 배우다가 그만뒀다. 머릿 속에선 이미 난다 긴다 연주하고 있는데 손이 따라가지 못하더라. 거기에 흔들리지 말고 쭉 가야 하는데 마음만 앞서 실패했다. 안 그래도 마침 동네에 기타 레슨학원이 있어서 그 길을 지나갈 때마다 ‘다시 한번 배워볼까?' 고민 중이다.

 

 

#누군가의 연예인 
#누군가의 팬 
#‘나의 그대가 원한다면 어디든 무대야' 

Q. 팬들에 대한 사랑이 유별나다고 소문났다. 
내 중심이 흐트러졌다는 생각이 들 땐 팬들의 조언을 얻고자 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좀 더 다양한 팬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 과정 속에서 나를 다잡기도 하고 실제로 정리가 될 때도 많다. 앞으로의 삶에도 많은 인생의 변화가 찾아오겠지만. 배우로 꾸준히 나아가는데 있어 그들은 내 든든한 조력자이자 동반자 그리고 원동력이 되어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관계에서 중요한 건 신뢰와 교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팬들과의 관계에서 가장 노력하는 부분이고 잘 해내고 싶다. 


Q. 나도 누군가의 팬이었던 시절이 있었을 거다. 
그동안 다양한 이들이 있었는데 특히 일본 밴드 X-JAPAN의 히데를 굉장히 좋아했다. 그 사람의 음악성은 물론 패션과 말투. 작은 제스처까지 우러러 봤으니까. 당시 그들의 음악과 가치관을 통해서 나도 많은 영향을 받았고. 성장했고. 미래를 꿈꿀 수 있었다. 지금도 가끔 힘들고 지칠 때면 그 힘을 꺼내 쓰곤 한다. 나도 누군가에겐 아티스트로서의 진정성이라든지 좋은 기운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24시간 관리법 
#계획적 vs 즉흥적 
#일상의 이준기 

Q. 모두에게 하루는 공평하게 주어진다. 나만의 시간 관리법이 있다면? 
다들 그렇겠지만 하루를 알차게 보내기란 쉽지 않다. 요즘 영어공부에 집중하고 있어서 거기에 시간을 많이 할애한다. 수업도 듣고. 미드나 유튜브도 봐가면서 복습한다. 최근 골프에도 흥미를 가지게 되서 종종 치러 나가고. 알차게 쓰지 못한 시간에 대한 스트레스가 다가올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내가 보여지고 소비되는 시간만큼 공백도 필요하겠거니'하며 애써 나를 다독인다. 

 

 

Q. 미리 계획을 세우는 유형인지 혹은 즉홍파인지? 
즉흥적인 순간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계획에 한해서 이뤄지는 것 같다. 
하나의 목표를 정하고 그에 따른 계획을 세우면 그걸 이루기 위해 폭주기관차 처럼 달려가는 타입이다.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본다. 작품에 들어갈 때도 마찬가지다. 배우 이준기가 숨쉬고 있을 때 인간 이준기의 스위치는 꺼져있다고 보면된다.

Q. 꺼져있던 일상 이준기로 다시 돌아가는 방법은? 
작품이 끝나고 그동안 살아온 ‘나'를 보내줘야 할 때 공허함은 말도 못한다.  배우 각자의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겉으론 티를 잘 안 내려는 편이라 애써 노력하진 않는다. 늘어난 하루의 시간에 잠도 푹 자고 친구들과 술도 한 잔하며 이런저런 푸념을 늘어 놓다보면 어느새 일상으로 돌아와있는 나를 발견한다. 아직도 그 방법을 찾는 과정에 있다. 

Q. 어느덧 30대 중반이다. 다음 스텝은 무엇인가? 
많은 것을 지켜내야 하고 보여줘야 하는 시점에 서있다. 내 스스로 ‘앞으로 뭘 보여줘야 될지. 무엇을 이뤄나가야 하지?'에 대한 고민이 크지만 그 기반엔 미래에 대한 기대가 더 크게 자리한다. 어쩌면 내가 가진 배우라는 직업은 평생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가혹한 운명이다. 가만히 기다리기보다는 기회를 내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만들어나가고 싶다. 

 

 

출처 : https://blog.naver.com/chlyo0417/221157856568

2016.12.07 - [KWAVE M 46호] 이준기 인터뷰 & 화보 & 영상 공개]

 

[BEHIND FIlM] 이준기 KWAVE M 46호

 

[MAKING FILM] 치명미 돋는 이준기의 KWAVEM 46호 화보